Sean In Seoul
글수 45
^^ 문득 학생시절 열의를 가지고 있던 학생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20살.. 당돌하면서도 용기가 가상(?)한 필자의 족적이 남아 있어 이곳에도 기록을 남겨보려 합니다. 어떻게 저런 당당한 표현까지 써가면 읊조렸던지.. ㅋㅋ
아마 당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의 '서당개6개월'이 없었다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나마 나오기 힘들었겠지요. -.-;
아래의 글은 당시 담당 재판부에 제출되지는 못했습니다. 변호인께서 아래의 내용이 제출되면 오히려 피의자에게 악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으로 인해 작성과 더불어 제출 직전까지 이르렀다가 고사되었던 것이지요. 그래도 아래의 글을 작성했던 필자의 노력과 나름 남기고 싶은 의지가 있었기에 아직 데이터가 남아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 원문 hwp파일인 아래한글 파일은 없어진지 오래이니.. -.-
존경하는 판사님,
서울지방검찰청서부지청이 신청한 피의자 이xx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에 대하여 본 의견서 제출인은 유감의 뜻을 표하며, 구속영장청구심사에 대하여 몇 가지 의견을 개진코자 합니다.
우선, 이른바 시국사건의 경우 검찰의 구속영장신청에 대해 거의 예외 없이 영장을 발부해 왔던 그 동안의 사법부 관행을 깨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피의자에게 직접 진술기회를 주신 것과 그 외에 사건에 관련이 있거나 대변을 하려 하는 자가 의견을 주장하며 개진할 시 고려하여 주시는 것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금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형사소송법은 권위주의적인 구시대적 관행을 벗어버리고, 피의자 인권보호위주의 법집행을 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표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특히 힘없는 서민들의 기대는 높으며, 연초에 달라진 영장심사결과는 어느 정도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존경하는 판사님,
피의자 이xx는 현재 명지대학교 법학과 3년에 재학중인 자로서 타 학생과는 다른 성실한 태도와 자율적인 모습으로 선행을 하며 타 학생에 본보기가 될 만한 학생입니다. 특히 학생회의 임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생회가 주최하는 행사 및 학교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성실히 참여하며 모범이 될 만한 행실을 보임으로서 타 학생들로 하여금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학생입니다.
1. 구속영장의 요건에 대한 논의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집행하는 요건을 살펴보면,
첫째, 피의자가 도망의 우려가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의자 이xx는 현재 명지대학교 법학과에 재학중인 자로서 수업시간중에는 강의실에서 수업을 충실히 받으며, 일과 후엔 피의자의 거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합니다. 특히, 피의자는 자취를 하고 있는 고학생이며 지방에서 상경한 유학생이므로 평소 서울의 지리를 잘 모르거니와 먼 곳으로의 외출을 삼가는 편이므로 거주지와 거동범위에 있어 극히 한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피의자는 '최소한의 도덕'이라 할 수 있는 법학을 학습, 연구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도망에 대한 우려는 그의 성행과 태도에 비추어 적합하지 아니한 판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피의자 이xx는 위와 같은 사항에 비추어 구속영장의 발부 요건인 도망의 우려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에 있어 도망을 우려할 수 없다고 결론 지을 수 있습니다.
둘째,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의자 이xx는 범죄행위가 명백하게 증거를 수반하여 입증되어 있지 아니한 채 연행이 되었으며 피의자의 범죄행위 자체가 현재로선 단순히 행위자체로서 이루어진 범법행위라 보여지므로 물적인 증거의 인멸에 있어 우려를 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지 아니하다고 여겨집니다. 게다가 피의자의 범죄행위는 무형적인 물리력의 행사로 인한 결과라고 보여지므로 결과물 내지 결과적 가중범이 될 만한 사유가 현재로서 존재하지 않는 한 구금의 계속과 더불어 구속영장의 발부로 인한 집행은 범죄의 입증에 있어 조력을 주지 못한다고 사려됩니다.
더불어 시국사건의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의 집행이 구금을 통한 징벌이라는 폐습을 낳았던 과거 구시대의 군사정권과는 명확히 다른 현 시점에서 위의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집행한다는 것은 기본적 인권의 침해와 더불어 불구속재판의 원칙을 무시한 처사일 것입니다.
피의자의 범죄행위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엄중히 처벌되어야 마땅하겠지만, 피의자는 현재까지의 경찰에 의한 수사결과로 볼 때에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구속영장 발부를 지양하여야 할 것입니다.
2. 집회의 성격에 대한 논의에 관하여
본 피의자가 참석한 집회는 지난 96. 12. 26. 새벽에 여당 국회의원들에 의해 이루어진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통과'에 대한 부당함을 홍보하고 국민적 인식확산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미 언론과 대중매체를 통해 그 부당성이 국민들에게 인식되어 있는바, 본 집회의 성격에 대한 논점은 사회 시민단체 및 교수, 변호사 등의 집단적인 성명을 통하여 표출되기도 하였으며, 언론과 대중매체를 통해 그 부당함에 대하여 국민적 호응을 얻어내기도 하였으므로 헌법상 보장되어 있는 집회, 결사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와 결부시켜 행한 정당한 권리행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 집회를 폭력, 불법집회라 규정한 것은 경찰과 검찰이 정황판단에 있어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집회를 한 수인의 군중들은 단지 집회의 장소인 홍익대학교 교내에서 집회를 한 후 대 국민홍보차 교문 앞에선 것뿐이며 이러한 행동을 도로교통방해를 유발하려는 행동으로 오인한 경찰은 집회를 하고 있는 군중들에 대하여 무차별 폭력진압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비폭력적이고도 합법적인 집회가 침해되었으며, 이는 집회의 일면을 오판하여 구시대적 성격규정을 하는 잘못을 범한 경찰로 인해 이루어진 결과로서 마땅히 경찰당국이 가해자요, 책임자인 것이므로 손해배상 청구의 사유가 될 것이며 경찰은 집회와 행사의 주관자인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에 대하여 사죄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본 집회에 수반되어 이루어진 부수적인 목적은 경찰수사에 의하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산하에 있는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의 대의원대회개최의 홍보와 더불어 안기부법, 노동관계법 날치기통과에 대한 부당성을 국민에 대하여 인식시키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바 피의자 이xx가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의 대의원대회에 참석하였다는 것은 위법한 행위도 아니거니와 위의 행사가 불법적인 행사로 추정될 만한 사유가 정당하지 아니한 만큼 참석을 이유로 연행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수사기관에 있지 아니하다고 할 수 있으며, 안기부법, 노동관계법 날치기통과에 대한 부당성을 국민에 대하여 인식시키려 하는 것은 전문에서 밝힌 바대로 헌법상 보장되어 있는 정당한 권리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에 가입이 되어 있는 각 대학총학생회의 회원인 학생은 회칙에 의거하여 회장과 그 외의 간부들을 직선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본 제출인은 알고 있습니다. 헌법과 법률에 의한 공무담임권 및 피선거권과 선거권이 엄연히 보장되어 있는 우리 나라일진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의 하나인 대의제의 원리에 따라 행하는 정당한 권리행사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연행 또는 수사한다는 것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탄압하는 것이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3. 연행과정에 있어서의 부당성에 관하여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인신의 구속은 영장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이xx에 대하여 이루어진 연행과정 및 체포과정을 살펴보건대 이는 헌법에 위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정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제1항을 살펴보면 긴급체포의 요건은 사후 영장주의를 표방함으로서 이를 엄격히 규정하였는 바, 피의자가 장기 3년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앞의 1.에서 밝힌 구속의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긴급을 요하여 지방법원판사의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을 때에 한하여 그 사유를 알리고 영장없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검찰에 의하여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이xx는 위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긴급체포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아니하였기에 형사소송법 제200조의4제2항에 의하여 즉시 석방하여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피의자 이xx가 참석한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 대의원대회는 2.에서 주장한 바와 마찬가지로 위법하지 아니한 권리행사이며 그를 위한 행사와 더불어 수반된 집회이므로 그 성격규정에 있어 오류를 범한 경찰과 경찰의 수사내용에 의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의 판단은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피의자의 도로교통 침해에 있어 정황을 살펴보건대, 피의자는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불과 10여 미터 근접한 교외에서 차량의 교통을 침해하기에 극히 미약한 범위까지의 도로를 침해하였으며 침해의 시간적인 소비가 불과 2분여 정도였으며, 침해의 범위도 신속성과 정확성, 그리고 공정성을 내세우는 대중매체와 언론에 의해 보도되지 아니할 정도로 그 침해가 크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경찰은 위의 행사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을 일찍이 접하였다고 여겨지며, 홍익대학교 인근에 경찰 병력을 배치하여 불심검문을 22일 오전부터 실시하였다고 하므로 경찰은 집회에 대하여 구시대적 성격규정을 하면서 범법행위를 우려하였음이 명백한 바,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제1항의 후단에 있어 긴급을 요하는 규정에 비추어 보건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체포영장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피의자를 강제로 연행하였으므로 이는 경찰의 작위적이고도 불법적인 수사관행이 여실히 드러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덧붙여 피의자가 수인들의 군중과 함께 홍익대학교 교정을 벗어나 도로의 일부분에 섰던 바, 이를 도로교통법 위반 및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추정한 경찰이 확성기를 통하여 시위의 불법성과 연행에 있어 피의자의 기본적 권리를 고지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불특정다수에게 무작위로 고지하며 대중에게 호소하는 것으로서 비단 피의자를 비롯한 수인의 군중만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고지하여지는 해괴망측한 행위이며 행정수행에 있어 이는 아무런 효력을 발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법률적 효력 내지 심지어 일련의 명령으로서의 효력발생도 수반할 수 없는 것이므로 앞으로 이러한 행위는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연행과정에 있어 형사피의자가 체포되었을 시 즉시 형사소송법과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소위 미란다원칙과 더불어 피의자의 범죄행위를 피의자 개개인으로 하여금 인식케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이xx는 연행 당시에 형사피의자로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 권리를 경찰로부터 고지 받지 아니하였으며, 피의자는 범죄행위에 있어서도 명백한 범법행위임을 인식하지 못하였며, 긴급체포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아니한 연행임과 더불어 헌법과 법률에 명시되어 있는 기본적 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처우를 경찰로부터 받았으므로 마땅히 피의자의 체포는 위법하며 불법행위인 것입니다.
4. 끝으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명시되어 있는 바에 의하면 확정판결 즉 판사님의 선고를 받기 이전에는 무죄로 추정되는 원칙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피의자 이xx는 그의 명백하지 아니한 범죄사실에도 불구하고 현재 구금되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무죄로 추정되고 있음에도 피의자의 현실처럼 구금으로 인한 징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인권을 옹호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대한민국의 법치는 아닐 것입니다.
부디 현명하신 판사님의 결정을 바라오며 이상의 사유로 본 피의자에게 청구된 검찰의 영장을 기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 어설프고 서툴지만.. 그 당시 저런 가상한(?)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려 했던 스스로가 10년이 지나 바라보니 신기하면서 나름 대견해 보이기도 합니다. -.-; 저 당시의 순수함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마 당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의 '서당개6개월'이 없었다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나마 나오기 힘들었겠지요. -.-;
아래의 글은 당시 담당 재판부에 제출되지는 못했습니다. 변호인께서 아래의 내용이 제출되면 오히려 피의자에게 악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으로 인해 작성과 더불어 제출 직전까지 이르렀다가 고사되었던 것이지요. 그래도 아래의 글을 작성했던 필자의 노력과 나름 남기고 싶은 의지가 있었기에 아직 데이터가 남아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 원문 hwp파일인 아래한글 파일은 없어진지 오래이니.. -.-
구속영장실질심사에 대한 의견서
제출인 : 명지대학교 법학과 학생회 학술부장
박 성 호
주 소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50-3
전 화 300 - 1667
피 의 자 이 x x 에 대하여
박 성 호
주 소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50-3
전 화 300 - 1667
피 의 자 이 x x 에 대하여
존경하는 판사님,
서울지방검찰청서부지청이 신청한 피의자 이xx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에 대하여 본 의견서 제출인은 유감의 뜻을 표하며, 구속영장청구심사에 대하여 몇 가지 의견을 개진코자 합니다.
우선, 이른바 시국사건의 경우 검찰의 구속영장신청에 대해 거의 예외 없이 영장을 발부해 왔던 그 동안의 사법부 관행을 깨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피의자에게 직접 진술기회를 주신 것과 그 외에 사건에 관련이 있거나 대변을 하려 하는 자가 의견을 주장하며 개진할 시 고려하여 주시는 것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금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형사소송법은 권위주의적인 구시대적 관행을 벗어버리고, 피의자 인권보호위주의 법집행을 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표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특히 힘없는 서민들의 기대는 높으며, 연초에 달라진 영장심사결과는 어느 정도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존경하는 판사님,
피의자 이xx는 현재 명지대학교 법학과 3년에 재학중인 자로서 타 학생과는 다른 성실한 태도와 자율적인 모습으로 선행을 하며 타 학생에 본보기가 될 만한 학생입니다. 특히 학생회의 임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생회가 주최하는 행사 및 학교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성실히 참여하며 모범이 될 만한 행실을 보임으로서 타 학생들로 하여금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학생입니다.
1. 구속영장의 요건에 대한 논의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집행하는 요건을 살펴보면,
첫째, 피의자가 도망의 우려가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의자 이xx는 현재 명지대학교 법학과에 재학중인 자로서 수업시간중에는 강의실에서 수업을 충실히 받으며, 일과 후엔 피의자의 거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합니다. 특히, 피의자는 자취를 하고 있는 고학생이며 지방에서 상경한 유학생이므로 평소 서울의 지리를 잘 모르거니와 먼 곳으로의 외출을 삼가는 편이므로 거주지와 거동범위에 있어 극히 한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피의자는 '최소한의 도덕'이라 할 수 있는 법학을 학습, 연구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도망에 대한 우려는 그의 성행과 태도에 비추어 적합하지 아니한 판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피의자 이xx는 위와 같은 사항에 비추어 구속영장의 발부 요건인 도망의 우려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에 있어 도망을 우려할 수 없다고 결론 지을 수 있습니다.
둘째,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의자 이xx는 범죄행위가 명백하게 증거를 수반하여 입증되어 있지 아니한 채 연행이 되었으며 피의자의 범죄행위 자체가 현재로선 단순히 행위자체로서 이루어진 범법행위라 보여지므로 물적인 증거의 인멸에 있어 우려를 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지 아니하다고 여겨집니다. 게다가 피의자의 범죄행위는 무형적인 물리력의 행사로 인한 결과라고 보여지므로 결과물 내지 결과적 가중범이 될 만한 사유가 현재로서 존재하지 않는 한 구금의 계속과 더불어 구속영장의 발부로 인한 집행은 범죄의 입증에 있어 조력을 주지 못한다고 사려됩니다.
더불어 시국사건의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의 집행이 구금을 통한 징벌이라는 폐습을 낳았던 과거 구시대의 군사정권과는 명확히 다른 현 시점에서 위의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집행한다는 것은 기본적 인권의 침해와 더불어 불구속재판의 원칙을 무시한 처사일 것입니다.
피의자의 범죄행위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엄중히 처벌되어야 마땅하겠지만, 피의자는 현재까지의 경찰에 의한 수사결과로 볼 때에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구속영장 발부를 지양하여야 할 것입니다.
2. 집회의 성격에 대한 논의에 관하여
본 피의자가 참석한 집회는 지난 96. 12. 26. 새벽에 여당 국회의원들에 의해 이루어진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통과'에 대한 부당함을 홍보하고 국민적 인식확산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미 언론과 대중매체를 통해 그 부당성이 국민들에게 인식되어 있는바, 본 집회의 성격에 대한 논점은 사회 시민단체 및 교수, 변호사 등의 집단적인 성명을 통하여 표출되기도 하였으며, 언론과 대중매체를 통해 그 부당함에 대하여 국민적 호응을 얻어내기도 하였으므로 헌법상 보장되어 있는 집회, 결사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와 결부시켜 행한 정당한 권리행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 집회를 폭력, 불법집회라 규정한 것은 경찰과 검찰이 정황판단에 있어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집회를 한 수인의 군중들은 단지 집회의 장소인 홍익대학교 교내에서 집회를 한 후 대 국민홍보차 교문 앞에선 것뿐이며 이러한 행동을 도로교통방해를 유발하려는 행동으로 오인한 경찰은 집회를 하고 있는 군중들에 대하여 무차별 폭력진압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비폭력적이고도 합법적인 집회가 침해되었으며, 이는 집회의 일면을 오판하여 구시대적 성격규정을 하는 잘못을 범한 경찰로 인해 이루어진 결과로서 마땅히 경찰당국이 가해자요, 책임자인 것이므로 손해배상 청구의 사유가 될 것이며 경찰은 집회와 행사의 주관자인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에 대하여 사죄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본 집회에 수반되어 이루어진 부수적인 목적은 경찰수사에 의하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산하에 있는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의 대의원대회개최의 홍보와 더불어 안기부법, 노동관계법 날치기통과에 대한 부당성을 국민에 대하여 인식시키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바 피의자 이xx가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의 대의원대회에 참석하였다는 것은 위법한 행위도 아니거니와 위의 행사가 불법적인 행사로 추정될 만한 사유가 정당하지 아니한 만큼 참석을 이유로 연행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수사기관에 있지 아니하다고 할 수 있으며, 안기부법, 노동관계법 날치기통과에 대한 부당성을 국민에 대하여 인식시키려 하는 것은 전문에서 밝힌 바대로 헌법상 보장되어 있는 정당한 권리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에 가입이 되어 있는 각 대학총학생회의 회원인 학생은 회칙에 의거하여 회장과 그 외의 간부들을 직선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본 제출인은 알고 있습니다. 헌법과 법률에 의한 공무담임권 및 피선거권과 선거권이 엄연히 보장되어 있는 우리 나라일진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의 하나인 대의제의 원리에 따라 행하는 정당한 권리행사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연행 또는 수사한다는 것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탄압하는 것이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3. 연행과정에 있어서의 부당성에 관하여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인신의 구속은 영장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이xx에 대하여 이루어진 연행과정 및 체포과정을 살펴보건대 이는 헌법에 위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정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제1항을 살펴보면 긴급체포의 요건은 사후 영장주의를 표방함으로서 이를 엄격히 규정하였는 바, 피의자가 장기 3년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앞의 1.에서 밝힌 구속의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긴급을 요하여 지방법원판사의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을 때에 한하여 그 사유를 알리고 영장없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검찰에 의하여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이xx는 위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긴급체포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아니하였기에 형사소송법 제200조의4제2항에 의하여 즉시 석방하여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피의자 이xx가 참석한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 대의원대회는 2.에서 주장한 바와 마찬가지로 위법하지 아니한 권리행사이며 그를 위한 행사와 더불어 수반된 집회이므로 그 성격규정에 있어 오류를 범한 경찰과 경찰의 수사내용에 의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의 판단은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피의자의 도로교통 침해에 있어 정황을 살펴보건대, 피의자는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불과 10여 미터 근접한 교외에서 차량의 교통을 침해하기에 극히 미약한 범위까지의 도로를 침해하였으며 침해의 시간적인 소비가 불과 2분여 정도였으며, 침해의 범위도 신속성과 정확성, 그리고 공정성을 내세우는 대중매체와 언론에 의해 보도되지 아니할 정도로 그 침해가 크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경찰은 위의 행사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을 일찍이 접하였다고 여겨지며, 홍익대학교 인근에 경찰 병력을 배치하여 불심검문을 22일 오전부터 실시하였다고 하므로 경찰은 집회에 대하여 구시대적 성격규정을 하면서 범법행위를 우려하였음이 명백한 바,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제1항의 후단에 있어 긴급을 요하는 규정에 비추어 보건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체포영장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피의자를 강제로 연행하였으므로 이는 경찰의 작위적이고도 불법적인 수사관행이 여실히 드러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덧붙여 피의자가 수인들의 군중과 함께 홍익대학교 교정을 벗어나 도로의 일부분에 섰던 바, 이를 도로교통법 위반 및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추정한 경찰이 확성기를 통하여 시위의 불법성과 연행에 있어 피의자의 기본적 권리를 고지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불특정다수에게 무작위로 고지하며 대중에게 호소하는 것으로서 비단 피의자를 비롯한 수인의 군중만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고지하여지는 해괴망측한 행위이며 행정수행에 있어 이는 아무런 효력을 발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법률적 효력 내지 심지어 일련의 명령으로서의 효력발생도 수반할 수 없는 것이므로 앞으로 이러한 행위는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연행과정에 있어 형사피의자가 체포되었을 시 즉시 형사소송법과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소위 미란다원칙과 더불어 피의자의 범죄행위를 피의자 개개인으로 하여금 인식케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이xx는 연행 당시에 형사피의자로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 권리를 경찰로부터 고지 받지 아니하였으며, 피의자는 범죄행위에 있어서도 명백한 범법행위임을 인식하지 못하였며, 긴급체포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아니한 연행임과 더불어 헌법과 법률에 명시되어 있는 기본적 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처우를 경찰로부터 받았으므로 마땅히 피의자의 체포는 위법하며 불법행위인 것입니다.
4. 끝으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명시되어 있는 바에 의하면 확정판결 즉 판사님의 선고를 받기 이전에는 무죄로 추정되는 원칙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피의자 이xx는 그의 명백하지 아니한 범죄사실에도 불구하고 현재 구금되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무죄로 추정되고 있음에도 피의자의 현실처럼 구금으로 인한 징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인권을 옹호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대한민국의 법치는 아닐 것입니다.
부디 현명하신 판사님의 결정을 바라오며 이상의 사유로 본 피의자에게 청구된 검찰의 영장을 기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1 9 9 7 . 3 . 2 5.
제 출 인 명지대학교 법학과 학생회 학술부장
박 성 호
서울지방법원서부지원 영장전담판사 귀하
제 출 인 명지대학교 법학과 학생회 학술부장
박 성 호
서울지방법원서부지원 영장전담판사 귀하
참.. 어설프고 서툴지만.. 그 당시 저런 가상한(?)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려 했던 스스로가 10년이 지나 바라보니 신기하면서 나름 대견해 보이기도 합니다. -.-; 저 당시의 순수함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