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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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헌법재판소장 임명과 관련하여 정치권이 뜨겁게 달구어져 있습니다.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이 표현 외에는 적당한 단어가 없더군요.. -.-;)의 코드인사 논란에 이어, 법적인 요건불비에 대한 논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미스터 쓴소리인 조순형 의원으로부터 위헌논란에 이은 위법사항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율사출신 국회의원' 과 더불어 법조관련기자들에 대한 자격적합성(?) 논란도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자격증이 있다고, 모두 적격자인 것은 아닙니다.'
국회 법사위 소속의원들은 현재 총 16명으로 열린우리당 8명, 한나라당 5명, 그리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각각 1명의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중, 12명은 율사(사법시험 출신)출신이며, 4명은 노동이나 민주투사 출신 또는 정치인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에선 김동철, 선병렬 의원이 비율사출신이며, 민주당의 조순형 의원과 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의원이 비율사 출신입니다. 한나라당은 모두 율사출신이 법사위 소속의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율사출신 의원들은 국내 법조인 배출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사법연수원을 통해 법률가로서 자리매김을 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이들이 국회에서 법사위 소속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하지요. 그러나, 헌법에 대한 기초적인 사항을 간과해 버리는 그 들에게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의원은 또 한번 일침을 가했습니다.
헌법
第111條
①憲法裁判所는 다음 사항을 管掌한다.
1. 法院의 提請에 의한 法律의 違憲與否 審判
2. 彈劾의 審判
3. 政黨의 解散 審判
4. 國家機關 相互間, 國家機關과 地方自治團體間 및 地方自治團體 相互間의 權限爭議에 관한 審判
5. 法律이 정하는 憲法訴願에 관한 審判
②憲法裁判所는 法官의 資格을 가진 9人의 裁判官으로 구성하며, 裁判官은 大統領이 任命한다.
③第2項의 裁判官중 3人은 國會에서 選出하는 者를, 3人은 大法院長이 指名하는 者를 任命한다.
④憲法裁判所의 長은 國會의 同意를 얻어 裁判官중에서 大統領이 任命한다.
위에서 보시는 것처럼, 헌법 제111조4항은 헌법재판소장의 임명대상이 재판관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뉴스를 접하시는 바대로,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는 재판관의 직을 이미 상실하였기에 헌법재판소의 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율사출신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이런 중대한 결함을 발견해내지 못한채, 비율사출신의 선두주자이며 보궐선거로 화려하게 컴백한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의원에게 결함 발견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비록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헌법기관으로서의 국회의원이라 할지라도, 자격증에서 비롯된 '법률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다' 는 것은 소송실무에 관한 사무에 국한된 것일뿐, 법리와 법학에 대한 그리고 헌법에 대한 수호자 및 헌법기관으로서의 적격자들은 아닌가 봅니다.
무리한 국회통과, 왜 추진하나?
막상, 문제를 발견하고 거론한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의원도 입장을 변경하여 '국회 차원에서의 합의점을 도출하여 원만하게 해결하였으면 좋겠다.' 라는 의견을 밝혔다 합니다. 소신이 어느 정도 작용은 하였겠지만, 문제점 발견은 좋았으나, 사후 대처가 올바르지 못하다는 평가가 이어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위헌사항은 그에 대한 해소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지속될 수 밖에 없듯이, 전효숙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건 설사, 임명동의안이 여차저차 통과가 되어 대통령의 임명이 이루어지건 전효숙 후보자는 헌재소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습니다. 헌법기관의 수장이 헌법을 위반하여 임명되었다는 이 나라의 헌법위상 및 법치주의에 대한 위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일반법률의 위반도 아닌 최고규범인 헌법의 규정을 위반하면서 그것도 헌법수호기관의 장을 위헌절차 및 규정위반을 통해 임명한다는 것은 더 이상 법치주의의 기능을 수행하지 아니하겠다는 정부와 헌법기관, 그리고 입법기관이 국민에 대한 '헌법기관 포기선언' 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하겠다는 의사표시이기에 그들에게 더 이상 주권에 대한 위임을 할 필요가 없을 수 밖에 없겠습니다.
이러한 중차대한 결함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국회는 왜 무리하게 통과를 추진하려 할까요? 결국, 서로의 정치적 입지에 대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서로 나 잘낫다!'고 다투는 시정잡배의 놀음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정작, 이들의 권력다툼에 국민이 수호하고 지켜나가야 하는 헌법과 법률이 폄훼되어지고 사문화 되어가고 있을 뿐이니까요.
사법기관은 사법기관대로 썩어가는 건가.
전효숙 후보자의 지명에 관련되어 청와대가 수개월 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전효숙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문의하였답니다. 그에 대하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모두 위의 헌법규정을 문리대로 해석하여 '임기 6년을 수행하게끔 하려면 사전에 재판관을 사퇴하고, 다시금 재판관으로 임명한 후 재판소장으로 임명하면 가능할 것' 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합니다. 대체, 사법기관이 청와대의 임기보장형 컨설팅(?)에 대하여 왜 응해줘야 하는건지 아리송 합니다. 국민을 위한 사법행정이나 서비스에 대해 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정기관, 그것도 대통령의 보좌기관에 지나지 않는 청와대의 자문에 아주 성실히(?) 응해준다는 것은 3권분립의 민주주의 대원칙상 균형이 전혀 맞지 않아 보이는 '지나친 대통령제 충성시스템' 으로 비춰집니다.
미스터 쓴소리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경고, 다시 후보자 내놓으면 안되겠니~
전효숙 후보자가 코드인사이건 아니건간에, 중요한 것은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재판관의 신분이 아닌 자가 헌법재판소장이 된다는 것은 위헌사항이며, 설사 재판관으로 다시금 임명한 후 재판소장으로 재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해도, 청와대 비서관의 전화에서 비롯된 사표제출은 이 나라의 헌법재판관이 갖고 있는 헌법수호질서와 수호의지에 대한 기틀이 얼마나 사리사욕적이고, 출세지향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제발, 전효숙 후보자만 그러하길 바랄 뿐입니다.
최악의 경우, 국회가 편 헌법(?)적으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이를 통해 임명을 한다해도 어차피 전효숙 후보자는 재판소장이 된 이후에도 다시금 탄핵소추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위헌사항이 중대하며, 헌법 자체에 대한 침해가 되는 사항이라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탄핵소추를 역시 헌법재판소에서 하게 될 것입니다만, 헌법재판관이 헌법재판소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재판소의 지위를 군사정권 시절로 회귀시키는 이미지를 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나라당의 오락가락 입장발표도 문제지만, 전효숙 후보자에 대한 대통령의 지명 자체는 문제일 수 밖에 없으며, 철회된 후 새로운 후보자를 재판관 중에서 지명하여야 하는 것이 헌법을 수호하고 주권을 준수하는 헌법기관들의 역할임에는 분명합니다.
헌법을 지키지 못하면 모든 법률은 지킬 필요가 없는 규정이 되어버립니다. 어찌하다가 문리해석 조차도 못해내는 정부, 국회가 되었는지, 그리고 정보의 컨설팅이나 해주고 있는 사법기관이 되었는지 씁쓸함이 자리를 잡게 되는 하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