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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Nick Usborne | 날짜: 2001년 03월 29일

소위 ‘유저빌러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온라인에서 긴 글은 안 된다”는 것.

근거가 뭘까?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인터넷에서 긴 글이 안 된다는 ‘규정’을 만든 사람은 작가나 마케터들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을 주장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대개 유저빌러티 엔지니어와, 정보 기술자, 그리고 콘텐츠 매니저들이다.

이 사람들은 항상 기술적인 측면에서 인터넷 상의 모든 것은 간결한 형태로 재단 되어 있어야 한다. 이들의 머리 속에는 그들이 건설한 ‘인터넷 문화’가 있고, 이 문화에 벗어나는 것들은 잘못됐다고 여긴다. 말하자면, 온라인 상에서 항상 짧고 간결한 것이 더 선호하는 이들 기술자들은 길고 복잡한 글은 인터넷에 적합치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실은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모니터 상에서는 글을 읽기 불편하다는 점이다.

지극히 맞는 이야기다. 여기에 대한 반론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모니터에서 글을 읽기 힘들다고 반드시 글의 길이를 줄여야 한다는 법은 없다. 읽기 어렵다는 문제는 다른 방법으로도 해결될 수 있다.

가령, 각각의 문장을 너무 길지 않게 만들고 문단을 짤막하게 나누는 등, 긴 글을 내용을 ‘전달내지’ 않은 채 읽기 좋게 하는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다.

허나, 내가 여기서 아무리 긴 글에 대한 변호를 늘어놓더라도, 여전히 엔지니어들은 긴 글 보단 짧은 글이 온라인에 더 알맞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짧은 글이 더 읽기 쉬우니까.

하지만 과연 글이 짧다고 해서, 읽기 쉽다고 해서,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일까?

예를 몇 가지 들어보자. 다음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의 유명한 연설문 중의 일부이다.
“저에겐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피부 빛이 아닌, 사람의 됨됨이와 인간성으로 평가 받는 나라에서 저의 4명의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이것을 ‘온라인에서 쓸모 있게’ 한번 바꿔 보자.

“우리는 피부색이 아닌 인간성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

자, 무엇이 남았는가? 바로 짧고 간결하지만, 죽어버린 문장이 남았다. 물론 문장의 핵심인 뜻과 의미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혼이 담긴 문장의 ‘본질’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여기 또 하나의 문장을 하나 더 들어보도록 하겠다.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해변 관광지에 붙어있는 ‘경고문’이다.

“후에 찾아올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소중한 갯벌과 해조숲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가져갈 때는 사진만, 떠날 때는 발자국만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을 ‘온라인에 적합한’ 글로 바꿔보자.

“쓰레기 버리지 마시오. 해변 자연물에 손대지 마시오”

역시, 죽어버린 문장이 하나 더 생겼다.

이처럼, 생기를 잃은 채 죽어버린 짧은 문장들은 현재 온라인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모두 유저빌러티 전문가들이 애쓴 결과다.

특히 사용자의 유저빌러티를 강조하는 전자 상거래 사이트는 이런 죽은 문장들로 가득하다. 물론, 이런 문장들은 읽기가 쉽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사이트 이곳 저곳으로 빠르게 옮겨갈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모니터에서 글을 읽기 어렵다는 문제도 한결 덜어줬다.

하지만 이런 문장들로 인해 사이트는 다른 곳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그저 개성이 말살된 수많은 사이트 중의 하나가 되고 만다.

앞서와 같은 토막 난 문장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거래량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토막 난 채 죽어 버린 문장은 그저 그 자리에 죽어 있을 뿐이다.

온라인에서 이런 문장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약 20년 전 TV에서 봤던 코미디 프로그램이 하나 생각난다. 이 프로그램에서 당시 유명했던 코미디언 한 명이 영국의 지도를 짚으며 다음과 대사를 읊었다.
“영국 교통부가 최근에 고속 도로를 하나 건설했는데 이 도로는 마을과 도시와 숲을 모두 이리저리 돌아서 바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더군. 말하자면 나라의 극에서 극으로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는 뜻이지.”

죽은 토막 문장에 정확히 들어맞는 비유 아닌가?

사람들을 온라인에 끌어들이는 것은 결국 글이다. 이미지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오디오는 결코 사람들을 장 기간 끌어 들이지 못한다. 이메일을 쓰고 인스턴트 메시지로 채팅을 하고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수만 수천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물어보라. 자신이 인터넷에서 과연 어느 부분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지.

글은 인터넷 사용자들과 어떤 식으로든 어느 정도의 관련을 맺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글에 담긴 생명력을, 유저빌러티라는 명목 하에, 모두 뽑아가 버린다면, 자동차를 타고 아주 먼 거리를, 아름다운 숲과 마을과 도시 그 어느 곳도 거치지 않은 채, 지독히 재미없고 무미건조하게 목적지에만 도달하게 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좋은 글은 어떤 식으로든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감정을 자극시키기 마련이다. 만일 자신의 사이트에 정말 애정을 갖는 독자들을 원한다면, 더 많은, 더 유려한, 더 아름다운, 더 재미있는 문장을 만들어 내도록 하라.

그래서 사람들이 사이트에 들어왔을 때 보다 사이트의 글로 인해 보다 좋은 기분을 갖도록, 보다 인간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라. 그들이 더 많은 글을 읽고 싶도록, 그래서 다음에 또 다시 이 사이트에 찾아오고 싶도록 만들라.


닉 어스본은 그 동안 시티뱅크(Citibank), 애플 컴퓨터(Apple Computer), 월트 디즈니(Walt Disney), 아메리카 온라인(American Online) 등의 기업들을 위한 마케팅 광고 컨설팅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컬럼을 쓰고 연설을 하는 컨설턴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어스본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nickusborne.com 사이트를 방문하기 바랍니다. 현재 Nick은 marketingexperiments.com 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