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ghboy.jpg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희한하고 재미있는 일이 많지요? 우리에겐 SBS-TV의 '세상에 이런일이...' 라는 프로그램이 있기에 조금은 독특하고 기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선 최근 한 인기있는 슈퍼마켓의 마스코트 인형인  ‘필스버리 도보이(Pillsbury Doughboy) 인형’ 이 납치되었다가 주인의 품으로 돌아온 사건이 회자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가십거리의 코너에 방영된 뉴스였지만 이런 것 조차 기사화 되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우리와 사뭇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을 겁니다. 만약 우리 나라에 있는 맥도날드의 삐에로나 KFC의 켄터키 할아버지, 의류브랜드 테디베어의 테디베어, 롯데월드의 로티와 로리 등 마스코트가 도난 당한다면 어떨까요? 구지 낚시질에 당했다고 네티즌이 반응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국내의 언론이 이러한 문제에 까지 기사화하진 않습니다. 하긴, 요즘 같이 인터넷 언론이 워낙 많은 기사량으로 오프라인 언론을 압도해 가는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 가능해진 면이 있다고 보여지긴 합니다.

기사의 본문 일부 참조

슈퍼마켓 마스코트 인형, 유괴 후 고난 끝에 발견….

정체 불명의 납치범에게 유괴를 당해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슈퍼마켓 마스코트 ‘필스버리 도보이(Pillsbury Doughboy) 인형’이 무사히 주인의 품에 돌아왔다고 7일 CBS4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중략...

인형 유괴범은 유괴 후 슈퍼마켓에 매일 같이 협박 편지를 보냈는데, 유괴범은 해당 슈퍼마켓을 애용하던 단골 고객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슈퍼마켓이 문을 닫을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한 후 슈퍼마켓의 마스코트인 도보이 인형을 유괴, 영업을 계속하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이 유괴범의 편지 내용.

유괴범은 도보이 인형의 ‘고행’이 담긴 수십통의 편지를 보내왔는데, 인형은 유괴 후 온갖 고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유괴범은 강조했다. 눈가리개를 찬 인형 사진, 새로운 일터를 찾아 다른 슈퍼마켓 등을 방황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물론이고 심지어 구직에 실패한 후 크게 낙담, 인형이 술독에 빠져 스트립 클럽에도 출입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은 유괴범의 편지가 속속 도착했고, 지역 주민들은 납치되어 방황하는 인형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히, 납치된 도보이 인형은 현지시간 6일 뉴햄프셔 하버힐 인근의 항구에서 건강한(?) 상태로 발견되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인형 유괴범은 수십통의 편지에서 각기 다른 필체를 사용하는 등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겼는데, 유괴범에 대한 수사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언론은 덧붙였다.

김정 기자 (저작권자 팝뉴스)

진위 확인을 위한 보도내용

앗! 보도내용을 ABC와 CBS를 통해 많은 확인을 거쳤으나, 현재까진 ABC나 CBS의 정식 뉴스로서는 보도된 바 없습니다. 아마도 위 기사를 쓴 기자가 다른 뉴스사이트의 인용을 통해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추후 보도 내용이 있으면 원문을 참조하도록 하겠습니다.

Pillsbury Doughboy 란?

Pillsbury 는 미국 식료품 업체의 브랜드로서, Doughboy 는 미국내에서 캐릭터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는 마스코트입니다. 슈퍼마켓의 브랜드라고 표현하기 보단, Pillsbury 가 냉동 피자, 냉동 빵, 냉장 과자 및 과자반죽(반죽이 바로 dough 지요.), 쿠키나 케익, 머핀 등을 만들 수 있는 믹스 등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지난 2000년에 General Mills 라는 식료품 업체에 인수되어 General Mills 와 Smucker 의 브랜드를 통해 Pillsbury 의 상품이 팔리고 있다 합니다. 즉, 위의 기사에서 상당히 문제점이 있는 부분은 식료품점을 뜻하는 grocery 에 너무 집착을 한 나머지 슈퍼마켓 마스코트 납치사건으로 명명하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본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 미국 소비자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식품업체의 마스코트인 doughboy 는 우리의 맥도날드 삐에로나 KFC의 켄터키 할아버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자칫, 일개 조그만 슈퍼마켓의 마스코트가 납치(?), 도난 당한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습니다.

약간은 꼬아 본 법률문제

위의 기사에서 수사에 대한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게 표현했듯, 영미법계의 국가에서도 위의 사항을 구지 수사대상으로 삼아 사법처리를 할 것이라 생각진 않습니다. 납치로 인한 법익의 침해를 본 인형이 피해를 입증하지 못할 것이고, 유괴죄의 보호객체를 사람으로 본다면 해당할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손해를 본 Pillsbury 는 doughboy 의 납치범(?)을 찾는다면 doughboy 의 부재기간 동안 홍보하지 못해 매출이 감소하였다면 그 감소액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나, 사실 위의 사정으로 인해 식어들어가던 doughboy 의 인기를 상승곡선으로 그려줬기 때문에 Pillsbury 가 실질적으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 보이진 않습니다.
또한, 수사기관 역시 doughboy 에 대한 손상이 있어 손괴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어야 할 것이나, 기사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건강한(?) 상태로 발견되어 졌다고 하니 사실상 더 이상의 법률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보여집니다.

가십거리이더라도, 지나친 낚시질은 피해주길...

위의 기사에 대한 몇몇 사항과 사실(fact)에 대한 확인을 해보면서,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 뉴스퍼블리싱이더라도 조금은 확인을 하고, 더 알려줄 정보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여 기사의 질을 높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자들이 딴지질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지나친 낚시질은 피해줘야 하겠죠?

이상 슈퍼마켓 마스코트 납치사건이 아닌, 식료품업체 마스코트인 도우보이와 관련된 해프닝 기사에 대한 딴지를 걸어봤습니다. -> 과연 ABC 나 CBS 에서 정식으로 위 사건에 대해 뉴스 퍼블리싱을 할지 궁금합니다. 정말 확인이 된 기사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입니다.